인도 아잔타 석굴 (Ajanta caves) 여행
인도를 오기 전 유일하게 가보고 싶었던 곳을 단 하나만 꼽으라고 한다면 바로 아잔타 석굴과 앨로라 석굴.
음... 그러고 보니 한군데가 아니구나... 두군데였어..
중학생 시절. 공부를 그리 열심히 하는 스타일은 아니었지만 이곳은 이상하리만큼 역사책에서 배웠던 기억이 또렸하다.
각설하고 출발 경로 !!!를 구글 맵으로 시물레이션 해본다.
차량으로 8시간....밖에 안걸린다는 기쁜 소식을 가족에게 전하니 축제 분위기다.
심지어 둘째는 얼마나 기뻐하는지 ... 좋아서 방바닥에서 브레이크 댄스 수준의 몸서리를 친다.
그나마 교통체증이 덜한 시간 + 디왈리 기간을 택해서 우리가족은 새벽 2시에 집을 나섰다.
이미 Company picnic 을 mahabaleshwar로 가보면서 도로 컨디션을 체험해봤기에 그려러니하고 몸을 차에 싣고 우리가족은 선잠을 청했다. 몇시간을 이동했을까... 차량 이동속도가 현저하게 줄어드는 것 같아 밖을 내다보니 목동이 양떼를 몰며 길막 show show show.
아잔타 석굴의 팻말이 보이는 곳에 차량을 주차하고 나니 호객꾼들이 벌떼같이 달려든다. 루비(내가 볼때는 돌덩이 같은데)인데 공짜로 주는 거라면서 환심을 사고 여행마치고 올때 꼭 본인 보석가게에 들러달라는 신신당부를 '한국말'로 한다. [너무 유창해서 깜놀] 주차장에 내려서 바로 아잔타 석굴로 갈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여러 가게를 지나다보면 버스를 탈 수 있는 정류장이 나오고 여기서 또 버스티켓을 구매해야 석굴 입구까지 이동할 수 있다.
[에어컨 버스 / 에어컨 없는 버스 요금이 다름. 가격차이는 크지 않음.]
다만, 아직까지 이해가 안되는 건 Aadhar card (인도 주민등록증)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외국인이라는 이유로 내국인 대비 2배 이상 입장료를 받다는 점. 돈은 얼마 안되도... 기분이 좋지 않다. 타지마할의 경우도 마찬가지. 지인(인도인)에게 관련 질의를 하니 유럽도 관광객에게 같은 정책을 쓴다고 한다. 응? 니넨 아시안이잖아?
길을 따라 쭉~ 올라가다 보니 여러 매체에서 소개되었던 아잔타 석굴이 저 멀리 보이기 시작한다.
아잔타 석굴은 총 29개의 석굴로 이루어져 있으며, 이 중에는 수도원(비하라, Vihara)와 예배당(차이티야, Chaitya)으로 사용된 동굴들이 포함되어 있다.
저 멀리 부처님이 온화한 표정으로 나를 반겨주셨다. 꽤나 가파른 계단을 오른다음 살짝 열기가 오른상태에서 동굴을 들어가니 선선한 기운이 몸을 감싸니 오묘한 감정이 들었다.
역사책에서 봤던 보디삿트바 파드마파니(Bodhisattava Padmapani) 벽화가 눈에 들어왔다. 아잔타 석굴의 가장 큰 특징은 섬세하고 생생한 벽화이다. 주로 부처님의 전생 이야기(자타카 이야기), 불교 경전의 내용, 당대 사회와 문화를 다루고 있으며 천연 안료로 만든 그림이 화려한 색감을 보여준다. 실제로 동굴을 감상하는 동안 안내원이 다가와 친절하게 벽화에 대해 설명을 해주며 랜턴으로 그림 이곳 저곳을 비추니 천연 안료와 빛이 만나 신비로운 색채를 느낄 수 있었다. 다만, 아잔타 석굴 벽화 중 최고 수준으로 칭송되는 보디삿트바 파드마파니를 보는내내 보존상태에 대한 아쉬움이 너무 크게 느껴졌다.
감사한 마음으로 동굴을 떠나는데 ... 친절하게 안내해줬던 안내원이 tip 을 요구한다..
몽글몽글했던 마음이 와장창.. 그럼..그렇지..
10넘 석굴을 넘어 11번으로 가는데... 뒤를 돌아보니 와이프와 딸래미가 자리에 주저 앉아.. 더는 못가니 끝까지 둘러보고 오란다. 아들도 가기 싫은 눈치지만 여기까지 어떻게 왔는데... 그냥 모른척하고 직진! 마! 남자는 직진 아이가 !??
위쪽의 반구형 Anda에서는 Apsara 조각을 볼 수 있고 그 위에 역삼각형으로 쌓아진 9단의 Harmika는 불교에서 일컷는 삶과 죽음의 과정인 9개의 Samsara를 의미한다.
모든 석굴을 다 둘러보고 아잔타 석굴 전체를 둘러볼 수 있는 전망대로 향했다.
등산하는데 뭐그리 힘들지는 않으나 날씨가 살짝 더웠다.
탁트인 풍경을 아들과 난 아무말 없이 한참을 바라보았다.
미래와 과거가 동시에 공존하는 인도.
기사 아저씨가 앞으로 보라고 해서 보니... 오토바이에 염소를 태우고 어디론가 향하는 사람들이 보였다. 정겹다고 해야하나 놀랍다고 해야하나 ㅋㅋㅋ
아오랑가바드에 위치한 ITC Hotel에 체크인하고 내일 일정 (엘로라 석굴)을 위해 일찌감치 휴식을 취했다.
비교적 저렴한 가격에 시설도 좋아보여서 이곳을 선택하긴했는데... 수영장은 호텔스닷컴에서 본 것과 너무 심하게 달랐다. 크기도 코딱지 만하고... 수영복 기껏챙겨 갔더니... 왠 러시아 갱같은 놈들 두놈이 수영장 옆에서 담배를 피고 있어서... 쩝..